해리의 세계토픽
응? 멸종위기 파스타?
( 바다의 맛 시칠리아 진미 탐험 & 시칠리아 여행 미니토크 )
어쩌다 보니 요즘 음식 주제 포스팅이 늘었다. 역시나 가을은 하늘도 살찌고 말도 살찌고 나도 살찌는......(응?!)
여기저기 방송도 보고 여행 모임도 가보면 제법 시칠리아 얘기가 들린다. 뭐 시칠리아가 세계의 맛집, 세계의 미식지인거야 워낙 유명한 일이고. 오늘은 색다른 시칠리아 맛기행 소재가 있어서 들고 왔다.
비상! 멸종 위기 파스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휴양지이자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 우리나라 여행 방송에도 자주 소개되며 드디어 시칠리아를 가봤다는 여행자가 하나 둘 늘고 있다.
시칠리아 하면 아무래도 미식 여행을 빼놓을 수 없는데, 지중해 풍성한 식탁 중에서도 시칠리아 명물로 꼽히는 게 바로 오늘의 주인공 성게 파스타.
심지어 유럽사람들은 시칠리아로 여행을 가면 하루에 한 접시는 꼭 먹는다는 소문이 돌 정도. 그런데 이 성게 파스타가 점점 더 희귀해져 이젠 시칠리아 미식계의 멸종 위기종이 될지도 모른다고!
성게? 잡아라 vs 막아라
영국의 정론지 중 일등이라는 신문 가디언지는 최근 시칠리아 지역 성게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뉴스를 실었다. 인터뷰를 함께 내보냈는데, 시칠리아에서 이제 성게 어획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단다.
사실 시칠리아의 성게잡이는 현재도 엄격하게 통제되는 중이긴 한데(공급이 달리지만 자연산 성게의 성장 속도와 기후 조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 정식으로 정부의 인증을 받은 성게잡이 어부는 고작10여 명 남짓.
문제는 이 지역 성게 요리가 시칠리아 제일의 인기 음식이라는 데 있다. 세계에서 몰려드는 여행객들이 성게 파스타를 찾는데 어획을 금지하면 당연히 여행객을 상대하는 전문 레스토랑의 밥줄이 위태로워지는 셈이기 때문.
알다가도 모를 진미의 세계
여기서 중요한 건 성게라고 다 같은 게 아니라 시칠리아 진미라고 하는 보라성게다. 재밌는 건 우리나라 연안에서 가장 흔한 게 바로 이 보라성게라는 점이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지역마다 으뜸이라는 미식을 찾다 보면 이런 흥미로운 아이러니를 발견할 수 있다. 어느 곳에서는 제법 흔한데(사실 한국에서도 성게알은 저렴한 재료는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는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것.
마음 같아서는 한국 성게를 듬뿍 가져다줄 테니 시칠리아의 요리법과 식재료가 결합된 성게 파스타를 배 터지게 즐기고 싶지만.... 흠.
어쨌든 시칠리아는 가까운 지인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여행지인 것만은 사실이다. 본토와는 동떨어져 역사적으로 수세기동안 완전히 다른 여러 문명들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여행을 몇 번이나 다녀왔던 사람이래도 시칠리아만의 독특한 매력에 빠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지만 특히 항공권도 저렴하고 바캉스객도 줄어드는 딱 지금 같은 비성수기가 가성비 측면에서는 월등해서 따뜻한 이국의 섬으로 떠나는 가을 겨울 휴가라면 시칠리아가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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